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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선명마을 (2017)

세걸 2020.12.29 00:22 조회 수 : 726

   2017년, 여권이 만료되고 고향을 찾을겸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 보니 너무 낯설어서 한참 멍때렸습니다. 옛모습은이 싹사라졌습졌기때문입니다. 아파트로 쭉 올라가긴 했지만 내꿈에서는 아직도 예전에 살던집이 생생히나떠오릅니다. 땟장으로 벽을 쌓고 진흙으로 벽을 바른 그 흙집이 선하게 나옵니다. 어릴적에 살던집이라서인지 평생 잊혀지지 않습니다. 마을입구 아스팔트길은 이렇게 검게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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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들어가서 몇일이 지나지 않아서 새카맣게 타 버렸네요. 말은 더운데 건조하니 피부가 까매지는것은 순식간입니다. 낮에  최고온도는 40도 까지올라갑니다. 해가지면 20도 이하로 뚝 떨어지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창문을 열고 잤더니 쿨럭쿨럭 몸살기가 올줄이야! 도심에서 일할때에는 자정을 넘어도 잠자기 힘들었는데 여기에 오니 8시만 되면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오고 누우면 금방 잠이 들어버립니다. 아침에는 해가 4시쯤이면 뜨기때문에 눈이 부셔서 잠을 잘수가 없습니다. 고향을 찾아서 생체시간이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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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으로는 동네 옛터이고 저쪽은 옛날에 봄바람을 막으려서 심은 방풍림입니다. 잘살아남는 백양만 심어서 주변땅에는 곡식이 잘 자라지 않았죠. 해볕도 가리지만 나무뿌리가 수평으로 뻗어나가서 땅의 기운을 다 빨아먹어서 입니다. 소나무랑 다른 나무를 조금 심었으면 다양한 짐승들도 볼수 있고 자연생태 체험도 할수 있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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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으로는 대대앞쪽 옛타작마당입니다. 무엇을 짓는지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저기 느릅나무두그루 있는쪽이 예전에 학교가던 길입니다. 그나무 밑에는 12고랑의 밭이 있었지요. 고추랑 상추랑 옥수수 당콩을 심어서 여름철에 먹을것이 엄청 많이 나왔죠. 가뭄이 드는 해에는 물을 대기가 힘든곳이어서 곡물이 잘 자라지 않고 비가 많이 내리면 물길이 없어서 고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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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은 동네 용수취수장입니다. 예로부터 그냥 마셨고 오염이 없어서 그냥 마셔도 됩니다. 문제는 송수관인데 흐르지 않고 오래 묵혀두면 오염이 될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다면 한참동안은 물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녹물이 나옵니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니는데 잠자리들이 이슬에 젖어서 날지를 못하네요. 어릴적에는 잠자리 잡는다고 거미줄을 막대기에 칭칭 감아서 낚아채기 했는데 잡아서 아무 쓸모가 없는데 말입니다.  대자연과 조금더 가까이 하하고배우고 싶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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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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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왓집이 사라지고 초가집이 사라지고 나니 해마다 찾아오는 제비들이 갈곳을 잃게 되었습니다. 제비는 수천년을 인간과 함께 했기때문에 항상 태어난곳을 찾아오게 됩니다. 지을 지을곳을 잃게 되자 그들은 땅을 파고 들어가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제비는 사람과 가까이 하고 야생동물을 피하고자 동네 가장 안전하다고 하는  자리에 터를 잡았습니다. 제비굴은 번식할때에만 사용하기때문에 새끼가 다 자라면 무리를 지어서 자을 잠니다. 처마가 있을때에는 안전하게 지냈는데 제비들이 노숙을 시작하자 부엉이가 찾아왔습니다. 밤마다 제비들을 사냥하느라 제비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습니다. 20년전에 학교 뒤뜰에서 부엉이를 잡았다가 놓아주긴 했는데 부엉이가공개적으로 아파트단지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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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학교 터자리입니다. 저나무는 학교뒤뜰에 있던 나나무들입니다. 담장도 사라졌고 교사도 사라졌고 공장부지도 사라졌습니다. 가끔씩 양때들이 돌아 다닙니다. 사냥개 두마리를 데리고 다녀서 너무 가까이 하면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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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어디냐면 앞도랑, 저만의 목욕탕입니다. 샤워할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매일 여기와서 머리도 감고 몸을 담급니다. 강물을 퍼 올린것이어서 아주 깨끗하고 시원합니다.  바닥도 자갈이어서 아주 편합니다. 물에서 나올때 진흙을 묻히지 않아도 됩니다. 우연히 하늘에 뜬 구름을 봤는데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어요. 딱 보면 뭐가 떠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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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지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오염이 적어서 낮에는 뜨거운 열기를 느끼지만 그늘진곳에 있으면 선선합니다. 밤에 온도가 상당히 낮기때문에 해가 비추지 않은곳이 차기때문입니다. 위도가 높기때문에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집니다. 일단 해만 넘어가면 칠흑같은 어둠이 찾아옵니다. 아파트를 새로 지었고 주변에 상업시설이 없으니 조명이 거의 없습니다. 단지안에 가로등이 있지만 9시쯤이면 금방 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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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입구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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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 커다란 저수지가 되어 흐르지도 않습니다. 여름만 되면 낙싯대를 들고와서 낙시를 했는데 지금은 고기가 아예 없다고 합니다. 강바닥을 다 파버리고 강물이 흐르지 않아 윗물은 뜨겁고 아랫물은 차가워서 물고기들이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수영을 하려니 낙싯군들에 방해가 되니 하류로 이동했습니다. 앗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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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에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조개있다고 건지로 가자고 하니 믿지를 않네요. 사진을 보여주고나니 그제야 따라갔습니다. 택시비가 많이 나오네요. 한번가는데 십원씩 그날 택시비만 40원 썼네요. 강바닥을 손으로 파면서 손톱이 다 벌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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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콩 오이 마늘지 돼지머릿고기 간단하게 동네형이랑 맥주한잔 했습니다 ^^

 

  가끔씩은 잠자리가 집안에까지 방문하기도 하네요. 덩치도 엄청 큽니다. 잠자리 잠아먹는 잠자리이지요. 옛날에는 말잠자리라고 했는데 학명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보다 조금 작은 노란색 잠자리가 있었는데 왕잠자리라고 보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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