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현, 치치하얼시에 속하며 버스를 타고 2시간 이상 가야 햡니다. 고모네 집이 용강현 선광마을에 있습니다. 옛날에 군마를 기르던곳이어서 마창[馬場]이라고도 합니다. 시골도 깊숙한 시골이어서 산업이 없다 싶이 하며 농사로 이루어진 시골입니다. 어릴적에 여름에 방학만 하면 놀러 갔습니다. 경제가 안좋은 대신 공기가 맑으며 먹고 놀기가 좋은곳입니다. 경제가 안좋은 만큼 시설도 떨어지니 크게 바라보고 가면 좀 그렇네요. 휴가용으로 조용히 무더운 여름을 보내기 딱 좋은 곳입니다. 어릴적에 많이 놀러 갔지요. 밤이면 바람이 불면 추울정도 입니다.
예전과 달리 역전앞은 깨끗합니다. 시골이어서인지 유동인구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역사앞페 오토바이 택시들이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네요, 농사철이 되어야 사고팔고 하는 인파가 생기고 명절이 되어서야 친척집이나 고향방문하는 손님이 생겨남으로 한여름에는 진짜 한적합니다.
여름 겨울 방학때마다 가는곳은 용강이었습니다. 하도 많이 놀러가서 동네 친구들보다 용강에 또래들과 더 친하게 지냈죠. 예전에 고모네 집으로 가는길에 작은 하천이 있었는데 길이 바뀌었는지 보이지가 않아요. 어릴적에는 아빠가 저를 안고 지나갔고 해가지나고 키가 크니 도랑물이 허벅지까지만 오네요. 다른마을과 달리 양수장이 없고 모두 자연수 입니다. 그래서 인지 도랑임에도 큰 물고기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것을 볼수 있습니다. 용강에 가면 하는일이라는게 낙시를 하거나 장기를 두는 일이었죠. 고모네 누나가 학교에서 선생님을 했었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전부 다른동네에서 취학했지만 그래도 안면이 있어서 동네 애들이랑 잘 어울렸습니다. 가끔씩 큰 애들이랑 같이 목욕을 하러 가는데 하천위에 커다란 걸매기가 있어서 인공폭포가 있지요. 낙차가 심해서 물이 떨어지면서 커다란 웅덩이가 있는데 거기에서 수영을 하는겁니다. 큰애가 일일이 잠수하라고 하는데 저는 바닥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얼굴만 물에 박고 여기저기 헤염치기만 했죠. 물이 깊고 옆에서 떨어지는 물이라 바닥으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네요. 여기 물이 깊기는 하지만 물살이 강해서 가만히 있기만 하면 얕은곳으로 떠내려 갑니다.
마창에 도착하자 예전에 하천을 보고싶어서 형 오토바이 타고 갔는데 자갈 채취하는 작업자들이 발포계획이 있다고 진입을 못하게 합니다. 하는수없이 멀리서 촬영할수 밖에 없습니다. 작은 하천인데 이미 바닥을 다 파헤쳐서 엉망진창입니다. 토건업에 필요하는 자갈을 공급하면서 하천에는 성한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도로에서 잘보이는데는 대놓고 파지 않아서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상류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산은 아니지만 경사도가 있어서 하천의 유속이 꽤 빠른편입니다. 쏟아져 내리는 기세입니다. 이다리 기준으로 윗쪽에 마을이 있는데 하천이 두개의 흐름이 있으며 한쪽에는 땜으로 막아서 작은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시골이라서 하천을 완전히 막을 염두를 못내는것 같습니다. 급작스런 홍수가 내려오면 마을이 전부 잠길수 있으니까요. 용강현이라는 이름도 이 하천의 이름을 따서 다리 끝쪽에 飛馬와 용을 세워놓았네요.
선광마을은 50호정도 되는 작은 마을입니다. 집집마다 기와집입니다. 마을은 작지만 그래도 꽤 부유한 동네입니다. 초등학교도 학생이 없어서 30년전에 이미 폐쇄되었습니다. 그전에 전부 이웃마을에서 학교를 다녔기때문에 우리말보다는 중국말을 더 잘하는 편입니다. 지금은 원주민들이 동네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우리마을과 똑같은 상황이죠. 전체인구가 적고 다른동네로 시집가고 장가가고 하니 자연적으로 줄어든데다 청도 광주 상해 등 남방도시로 이주하거나 해외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동네를 돌아다니면 우리말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마을에 논밭은 전부 한족들이 도맡아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봄철이 되면 물이 귀해서 논에 물을 댈수가 없습니다. 물때문에 싸움이 빈번하고 잘못했다가는 집을 불을 지르기도 하니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수가 없지요.
마을이 논가운데 있어서 집앞에 바로 논이 있고 도랑이 있습니다. 여름에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하려면 집을 나가면 바로 도랑입니다. 자연수가 직접 들어와서 커다란 잉어랑 메기도 많습니다. 봄비가 많은해에는 큰물고기도 많이 잡힙니다. 낙싯대를 들고 멀리 갈 필요가 없이 집을 나서면 바로 낙시를 할수 있습니다. 날이 더울땐 집뒤에서 도랑물에 몸을 식혔다가 나오면 꿀잠입니다.
예전에는 시골에 있는것이 별로 였는데 제금 다시 보니 시골의 하늘이 그렇게 맑고 공기가 좋았네요. 다 허물어지고 없어진 옛날 동네가 그립습니다. 예전에 그 친구들의 이름도 싹 다 잊었네요. 북경에서 김치장사를 하다가 동네 양아치들이 괴롭혀서 칼을 휘둘렀는데 10만원의 합의금이 없어서 형장에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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